젖을 먹이겠다는 엄마의 마음만으로 모유를 먹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기가 엄마 젖을 먹는 것은 본능이지만 엄마가 모유를 먹이는 것은 어느 정도 교육에 의한 것입니다. 아기가 엄마 젖을 빠는 것은 본능이지만 엄마가 올바른 모유수유 교육을 받으면 아프지 않고 편하게 젖을 물리고, 아기도 효과적으로 젖을 먹기가 훨씬 쉽습니다. 산전 모유수유 교육에서 가장 잘 배워야 할 것은 편한 자세로 아기를 안고 젖을 물리는 방법입니다.

● 출생 후 첫 1주일이 모유 수유 성패의 갈림길  출산 후 엄마는 경황이 없습니다. 미리 준비해 두지 않으면 젖을 먹이기가 힘듭니다. 임신 기간 중 산전 진찰을 받을 때부터 산부인과에서 젖을 먹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하루 종일 24시간 동안 모자동실을 할 여건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가능하면 분만실에서부터 출생 직후 30분~1시간 이내에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의학적 이유가 없다면 젖을 직접 먹이고 우유병을 빨리지 말아야 합니다. 젖을 짜서 보관했다가 먹이면 유축 도구나 저장 용기 표면에 영양소, 특히 지방이나 지용성 비타민이 붙어 소실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기와 같이 지낼 수 있는 엄마는 모두 산부인과뿐 아니라 조리원에서도, 아기와 피부 접촉을 한 상태로 8시간, 12시간이 아니라 24시간 모자동실을 하고 직접수유를 해야 합니다. 유축기는 산전 준비물이 아닙니다. 분유통에 써 있는 시간에 맞춰 먹이지 말고, 아기가 먹고 싶어하면 속 싸개를 벗기고 배내옷만 입힌 채 젖을 물립니다. 신생아는 자다가 깨는 것이 배고픈 신호랍니다. 한 번 수유 시 양쪽 젖을 먹이는데 한쪽 젖을 적어도 10~15분 이상 아기가 젖을 충분히 비울 때까지 먹이고 나서 반대쪽 젖도 먹입니다. 하루에 8~12번 젖을 먹이고 밤에도 수유를 해야 모유가 잘 나오는데, 첫 수주 동안은 아기가 4시간 이상 자면 깨워서라도 먹여야 합니다. 제왕절개나 무통분만 후에는 출생 직후 효과적으로 직접 수유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나 가족들의 도움이 더욱 필요합니다. 또한 아기가 조금 먹다가 잠이 들면 깨워서 충분히 젖을 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첫 한 달이 중요  출생 후 첫 4~6주간은 젖만 먹여야 하며, 엄마 젖을 직접 물리는 것이 모유수유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이 기간 동안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의학적 이유 없이 모유를 짜서 우유병에 담아 먹이거나 노리개젖꼭지를 물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모유가 잘 나오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젖 먹이기가 쉬워집니다. 또 의학적 적응증 없이 신생아에게 물, 포도당, 분유를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 조기에 직장 복귀하는 엄마  조기에 복직하는 엄마는 4주까지 열심히 직접수유를 해서 모유수유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유병으로 젖먹이는 연습은 생후 4주는 지난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복직하기 2주 전부터 유축을 시작하고, 10일쯤 전부터는 엄마 대신 아기를 봐줄 분이 직접 우유병이나 컵에 담긴 젖을 먹여보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에서도 여건이 허락되면 젖을 짜서 집에 가지고 가 아기에게 먹여야 합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젖을 짤 형편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보충할 수도 있습니다. 낮에는 젖을 먹이지 못하지만 엄마가 집에 있을 때만이라도 모유를 먹일 수 있다면 그만큼 아기에게 좋습니다. 혼합수유를 하더라도 분유만 먹이는 것보다는 아기에게 훨씬 더 득이 됩니다.

※ 젖을 오래 먹이려면 몇 가지 주의를 해야 합니다!

아기는 젖만으로 크는 것이 아닙니다. 모유수유와 더불어 잠도 자고 나중에 밥도 먹고 바른 습관도 들여야 합니다. 좋은 차는 엔진도 좋아야 하지만 바퀴도 좋아야 하고 브레이크도 좋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를 키울 때도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랍니다. 너무 모유수유에만 신경 쓰느라고 돌이 지나서도 고형식을 제대로 먹이지 못한다면 그게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 첫 수일간 분유를 먹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처음에 젖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분유를 추가로 먹이기 시작하면 그만큼 젖양이 줄어들고 아기가 엄마 젖을 효과적으로 빨지 못해 모유가 늘지 적게 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완전모유수유의 꿈은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첫 1주일 이내에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진료를 받고 아기가 잘 먹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때는 수유 횟수, 시간, 대소변 양과 횟수를 적어 가지고 가서 아기가 잘 자라고 엄마 젖이 적당한지 진료를 받고 필요하면 젖양 늘리는 법에 대해 상의해야 합니다. 분유를 혼합해서 먹이던 엄마가 완전모유수유를 하겠다고 작심하고 하루 아침에 분유를 끊고 젖만 물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드물지만 엄마 젖이 원래 부족한 경우가 있어 탈수, 황달, 저혈당 등으로 아기가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019. 10. 22.

소아청소년과전문의, FABM, IBCLC 정유미